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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소식

온두라스 장세균 최은경 선교사 기도편지

사랑하는 동역자님께,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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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토요일(1월 31일) 오후 야마랑길라에서 교회 헌당예배가 있었습니다. 아름답게 지어진 성전을 봉헌하면서 북받쳐 오르는 감격이 있었습니다. “솔로몬이 기도를 마치매 불이 하늘에서부터 내려와서 그 번제물과 제물들을 사르고 여호와의 영광이 그 성전에 가득하니……” (대하 7:1) 주님의 임재가 드려지는 예배가운데 그리고 성도들의 삶 가운데 함께 하시기를 기도했습니다. 주일 아침 아자꾸알파 교회에서 성찬식을 인도했습니다. 주님의 몸과 십자가에서 흘리신 보혈을 기념하면서 Santa Cena (성찬)을 나누었습니다. 모든 성도들이 “주님께서 나의 주인이시고 구원 주”되심을 선포하였습니다. 

모처럼 맑은 날씨입니다. 화창한 햇살이 따뜻하네요. 오랫동안 구름 속에서 햇빛 없이 지난 산골 마을에 하나님의 포근함이 있는 아름다운 날입니다. 아름다운 산천을 바라보면서 전에 쓴 “선교사는 누구인가?”를 다시 읽으면서 선교편지를 대신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선교사입니다. 가끔 “선교사 그들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합니다.  “선교사인 나는 누구인가?” 선교지에서 오랜 시간들을 보내면서 그 정체성이 혼돈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한국 사람인가 아니면 미국 사람인가? 그렇다면 온두라스 사람인가? 저는 주로 온두라스 교회에서 “나는 한국에서 태어났기에 한국 사람이요, 미국 여권을 가지고 있어서 미국 사람이요, 내 심장은 온두라스 사람”이라고 소개를 하곤 합니다. 그러면 온두라스 사람들은 매우 좋아하지요.  실제적으로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사고를 가지고 시대에 뒤떨어져 살아가는 사람이지요. 성경은 성도의 삶은 “나그네의 삶” (벧전 1:1)이며 “천국 시민의 삶”(빌3:20)이라고 하듯이 나그네의 삶을 이곳 온두라스에서 살고 있지요.

오래 전 이야기입니다. 첫 안식년(2005)을 맞아 미국에 돌아갔는데, 목사님의 설교가운데“대장금” 이야기를 하셔서 물어보았지요. “대장금이 무엇입니까?”그 순간 상대방은 정말 묘한 표정으로 “대장금을 모르세요?” 마치 외계인을 보듯이 의아해 하더군요. 아이들과 함께 K-Mart를 가서 그 크고 웅장(?)함에 놀랐었지요. 아이들은 미국에서 태어났고 우리들은 미국에서 2 0-30년을 살았었는데 마치 미국에 생전 처음으로 온 모양으로…… 엄청난 종류의 yogurt 를 보면서 “선택의 혼란”에 빠지기도 했지요. 한번은 선교회 목사님과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대형 교통사고가 났었지요. 운전하시던 목사님은 혼수상태였지요. 그 분의 당시 최신형 Blackberry 전화기로 사무실로 연락을 하려고 하는데 사용 방법을 몰라서 지나가던 멕시코 사람의 구형 전화기를 빌려서 전화를 했지요. 당시 온두라스에는 전화기가 없었거든요. 정말 황당한 순간이었지요. 

선교사들은 어눌한(?) 사람입니다. 균형을 잃은 사람이지요. 제가 그런 사람입니다. 저도 한 때 미국에 살 때만 해도 평범한 보통사람이었습니다. 여느 사람들처럼 생각하고, 삶을 즐겼던 사람이었지요. 시대에 뒤지지 않게 살았지요. 좋은 사무실에서 제법 큰 일들도 감당했었지요. 선교지로 떠나면서 서서히 변해가더군요. 이제는 많이 달라졌지요. 어린 다섯 아이 데리고 정든 땅 시카고를 떠나면서 여러 사람들의 “동정과 비난”(?)도 받고, 한편으로는 존경(?)도 받으면서 “본토 친척 아비의 집”을 떠났지요.  온두라스도 모자라서 “중미를 하나님께” 로 부르짖으며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엄청난 비전을 가지고서 말입니다. 

지금은 중미의 작은 한 나라 온두라스에서 살고 있습니다. 산골 렌카 인디언 마을에서 살고 있지요. 마치 하나의 눈을 가진 원숭이 마을에 눈 두 개를 가진 원숭이가 비정상인 것 같이 아무도 반기지 않는 렌카 인디언 마을에서 살아갑니다. 마치 시간은 정지된 듯한 분위기와 무감각한 공간에서 살아갈 뿐입니다. 해 뜨면 일어나고 해지면 잠자는 아주 하나님의 원리로 사는 마을입니다. 인터넷 시대에 전기도 없고, 인터넷과 전화도 안 되는 마을이지요. 우리 마을에서 약 20분 내려가면 작은 타운 에스페란자가 있습니다. 약 만 명 정도 사는 시골 작은 도시이지요. 이제는 거기만 가도 낯설지요. 가끔 더 큰 도시로, 혹은 미국을 방문하면서 “나는 누구인가?” 에 대한 생각을 하곤 합니다.  

선교사는 균형을 잃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오래 전 그토록 좋아했던 일들이 이제는 관심이 없어집니다. 주변 사람들이 환호하는 일에 무감각해 지곤 합니다. 미식축구에 흥분해 하는 성도들을 보며, 올림픽 경기와 월드컵의 화제, 그리고 세상뉴스에도 문외한이 되고 시큰둥하고 무감각해 져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이제는 한국말도 안되고, 영어도 안되고, 그렇다고 스페인어도 안 되는 어둔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현지화(?)되면서 보통 사람 여러분들과는 다른 생각으로 살아가기에 민첩하지 못하고 익숙하지 못한 것은 당연하겠지요. 한국사람이면서 한국 사람도 아닌 사람, 온두라스에 살면서도 온두라스 사람이 아닌 사람, 미국에서도 불편하고 한국에서도 불편한 사람…… 백화점에서 비싼 옷 가격에 주춤하며 선뜩 선택하지도 못하고, 고급 스테이크 식당에서 스테이크 주문도 망설이면서도 동네 마을 아이들을 생각하게 되더군요. 아직 교회가 없는 곳에 교회를 세우고, 그들에게 성경을 안겨 줄 수 있기에, 허기진 배를 채워줄 수 있기에,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배움의 길로 인도할 수 있기에 분명히 다르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사람들입니다. 순간 보다가는 영원을 꿈꾸는 사람들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시공의 변화가 없는 곳에서 나는 왜 존재하여야 하는가? 얼마나 오랫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야만 하는가? 타운에서도 천대받는 우리 마을 사람들, 그리고 자신들도 자존감 없이 살아가는 이들이 그리스도께 돌아와서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까지?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문화적인 신앙의 삶에서 살아 역사하는 신앙으로 변화할 때까지? 그리고 소수의 변화된 신자들이 하나님께 예배하며 복음을 전하는 토착교회가 세워지는 그 날까지? “대장금”을 몰라도, 최신 유행들을 알지 못해도, 가끔 인터넷으로 보는 맛깔 나고 군침 도는 맛있는 것들을 먹지 못해도, High Tech을 사용할 줄 몰라도, 교회를 방문하여 선교 보고할 때 세련되게 말하지 못해도, 바깥 세상에 관심을 두지 못하고 살아갈 지라도…….  나그네의 삶을 이 땅 온두라스 렌카 마을에서 보내며 천국 시민의 삶을 소망하는 한 촌뜨기 아날로그 선교사, 그는 분명 존재의 이유가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믿습니다.  선교사는 틀림없이 균형을 잃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누구의 기준인가?” “당신의 기준인가?” 아니면 “하나님의 기준인가?”

지난 1월 동안 함께 하신 주님을 찬양하며, 기도와 물질로 후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기도제목을 나눕니다. 기도의 줄을 잡아 주시기 바랍니다.  

기도 제목
1. 삶으로 그리는 복음을 위하여
2. 교회 사역: 
o 교회 건축: Villeda Morales 교회(3월 중에 시작), 리오콜로라도 교회 (2월 9일부터 공사가 시작), Santa Barbara Nisperales 교회(비가 그쳐 산으로 통행이 가능한 기간), 몬테베르데 교회, 카카오교회, Marcala인근의 Opatoro 교회
o 세워진 교회의 부흥: 아자꾸알파 교회, 몽케카구아교회, 에스페란자교회, 셀롬교회, 뿌에불로 비에호 교회, 까스타뇨교회, 세이비타교회, 몬테베르데교회
3. 학교 사역
o 유스 오케스트라 사역 및 정규학교인 La Semilla de Mostaza Christian Bilingual School (기숙사학교) 시작을 위하여
4. 목회자 훈련 및 미래 지도자 양육
o SEAN 목회자 훈련을 위하여
o 멕시코 유학: 2015년 8월에 Olvin, Joel, Brenda를 위하여 (멕시코 올네이션신학교/ 후아레스, 이상원 선교사): 
5. 동역자들을 위하여
6. 단기선교 사역을 위하여 
o 안식년과 유진이의 중국 선교사 파송 일정으로 올 해 단기선교는 7월 말까지 섬길 수 있습니다
o 온두라스 단기선교를 계획하시는 교회는 미리 준비하시고 일정을 세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7. 선교사 가족들을 위하여
o 안식년 (8월부터)이 잘 준비되게 하시고 안식년 사역을 위하여
o 장녀 유진이가 8월 중순에 중국으로 떠나게 됩니다. 파송예배와 초행길을 함께 하고픈 아비의 마음으로 8월 중 중국 및 한국 방문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위하여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유진이의 중국 선교사역과 배필을 위하여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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