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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농업 게시판

자연농업 시범 한국 농가 탐방기

안기주
Messengers of Mercy - LA Region, Cho Global Natural Farming - LA

말로만 듣고 강의실에서만 공부했던 자연농업을 실제로 자신과 가족들을 위한 생계수단으로 삼고, 자신의 시간과 피땀어린 자금을 투자하여 작물들과 육축들을 생산하고 있는, ...그것도 일반 관행농업 보다 한 수 위인 양질의 농산품들을 생산하며 통상적인 유통업자들의 횡포에서 벗어나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판체제나 건전한 유통경로로 판매하고 있는 자연농업 실천 농가들을 방문한다는 설레임에 고국에서의 첫 날 밤을 뜬 눈으로 지샌 후 2월25일 아침9시 자연농업연구소 측이 준비한 25인승 미니 버스에 올랐습니다.


첫 목적지는 경상남도 고성군.
충청북도 청주에서 떠난 우리 일행은 연구소측에서 조주영부장, 최팀장 미국에서 9명, 러시아 에서 1명, 도미니카공화국 1명 도합 13명 이었습니다. 도중의 고속도로 휴계소에서 냄비우동을 먹으며 30여년전 휴계소 냄비우동의 추억을 되새겨보는 기회도 누릴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고성에 도착하여 군청의 이 계장님의 환영과 안내를 받게되었는데 이틀간의 고성군 방문 기간 중 아침 일찍부터 늦은 밤까지 우리 일행을 위해 모든 사소한 것들까지도 챙기시며 도와주시는, 그야말로 손님 접대의 달인의 경지에 이르신 분이었습니다.

제일 처음으로 안내된 곳은 거보식당으로 점심메뉴가 육,해,공군을 총 망라한, 그야말로 남해안의 청정해역(미국 FDA의 청정해역공인)과 비옥한 농경지, 그리고 지리산 줄기의 산간지방을 총괄한 고성군을 그대로 음식으로 표현해놓은 식단이었습니다. 그 정결하고 신선한 해물들을 대하며LA에 두고온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불쑥 솟아나는 것이었어요.. 기회가 되면 꼭 아내와 함께 다시 오리라 다짐했습니다.

식사 후 고성군농업기술쎈터를 방문하여 허 소장님과 여러 직원들로 부터 간단한 생명환경농업 (자연농업) 의 브리핑을 듣고 둘레의 시범 시설들을 돌아보았습니다. 자연농업이 대 성공을 이룬 2008년의 165 헥타르(약 410 에이커) 에서 2009년 올해는 400 헥타르(약 1,000 에이커) 로 자연농업 수도작 지역을 넓히며 2009년 새로 가입한 농가들에게 올 농사에 쓰일 자연농업 기본 자재들을 이 곳 기술쎈터에서 직접 만들어 보급해준다는 설명을 듣고는, 이러한 지방자치단체 하에 있는 대한민국의 농촌은 가난할 수가 없겠구나 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순간 LA근교에서 농장을 경영하시는 많은 교포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떠 올랐다면 저의 과민함일까요?

수 백 농가들에게 보급해주기 위한 토착미생물 3번과 4번이 산더미 처럼 쌓여 있는 것을 보며 내가 만일 수백에이커 규모의 농사를 짓는다면 이정도의 토착미생물들을 준비하고 있어야 되겠구나 생각되었습니다. 한국화폐로 공사비 1억원이 소요되었다는 양계,양돈,한우 시범 축사들은 차라리 강남지역의 웬만한 아파트들보다 깨끗하고 넓은 공간에서 가축들이 그들의 생을 즐기고 있는 듯 착각하리 만큼 청결했고 통상적으로 불결해야만 한다고 머릿속에 고정관념으로 자리잡고 있는 돼지 축사도 너무나도 깨끗하고 차라리 구수한 그 옛날 시골 툇마루의 메주 냄새정도가 냄새라면 냄새이었습니다.


조한규 원장님이 항상 주장하시는 복합농업(순환농업)의 소 3마리, 어미돼지 10마리, 닭 500마리 그리고 약 2.5에이커의 농사 모델을 현실화한 시설들이었습니다.


기술쎈터에서 나와 고성군내 각 단지의 딸기, 파프리카, 방울토마토, 참다래(키위),.. 등을 비닐하우스 재배하는 농가들을 차례로 둘러보며 모든 작물과 축산분야를 자연농업으로 전환하려는 고성군의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수원에서 대학시절을 보내며 푸른지대라는 딸기농장을 애용했던 저로써는 밭에서 그냥 딸기를 따서 씻지도 않고 마구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크게 감동 받았습니다. 본래 딸기는 씨 있는 부분이 불결해서 그곳에는 각종 오물들과 화학 농약들이 많이 붙어있기에 잘 씻어서 먹어야만 하는 것인데....

그날 저녁식사 또한 고성군의 특산 해물들을 곁들인 진수성찬이었고 다음날 아침은 고성군 농업기술쎈터의 허 소장님이 특별히 머나먼 이국땅으로부터의 방문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준비해 주셔서 우리 일행은 연일 이어지는 산해진미에 그저 행복했습니다.

고성군을 떠나 전라남도 순천시 외곽의 한 양계 농장에 들렀습니다. 유정란, 감자, 무우, 배추, 고추 등을 자연농업으로 생산하여 순천시민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이 농장의 주인은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한 재원으로 귀농하여 부부가 다른 도움없이 약 2천여 마리의 산란계를 운영하며 본인 말로는 한 달 수입이 약 350만원정도 됀다고 했습니다. 요즈음 같이 사료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때에 이정도의 수입은 농촌에서 괜챦은 정도라고 여겨집니다.


이곳에서 계란을 직접 쪼개어 그 노른자의 튼튼함을 시험하였었는데 사진으로 강의시간에 배운 것처럼 젓가락으로 집어들어도 그 형체가 변함없는 아주 튼튼한 것이었습니다. 보통의 계란들 보다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며 또한 많은 부분은 거의 직접 배달판매로 소비되고 있어서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달걀을, 생산자는 그 이윤의 극대화를 이룰 수 있어 좋은 것같았습니다.


이날 전라남도 해남에서의 저녁식사는 거의 고문 수준이었습니다. 다양한 해산물들이 상을 덮었는데 그 것들을 간신히 다 먹고나니 테이블보를 한 겹 들어내고는 다시 새로운 요리로 한 상을 가득채우는 것이 아닙니까.. 이런 경우는 처음 당해보아 모두들 얼떨떨하고 있었습니다.

다음날 이 곳 해남의 양돈 농장을 방문했습니다. 거의 20년 가까이 양돈을 해오며 게으를때는 관행농업 방법으로, 조금 부지런 해지면 자연농업 방법으로 택하며 우여곡절 끝에 이제 좀 살만 하다는 주인 김동수씨, 그는 요즈음 같이 사료값이 마구 오를때는 모든 사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의 양돈 농가들에게는 자연농업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고 힘써 강조하며, 절감된 사료 값에다 돼지 한 마리당 3만원정도 더 받고 팔 수 있으니 관행농업과는 경쟁이 안된다고 했습니다.


엄마돼지들을 포함하여 약 700 마리를 키우며 동시에 1만7천평의 농사도 짓는 김동수씨는 아직 40대 중반의 젊은 부부로써 이지역 발전과 자연농업 전파에 많은 역활을 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그로부터 전라남도 담양군의 딸기 단지를 방문했습니다. 이 딸기 단지의 방문이 이 번 여행중 저에게는 가장 깊은 감명을 주었다고나 할까요? 이곳은 64개의 농가가 협동하여 딸기 농장들을 운영하며 협동사업으로 최종 출하 하기까지의 제품 선별과정, 등급판정, packing, 이윤의 분배 등을 실천하고 있는 곳으로써 이 64개 농가의 작업반에 들어가려면 부부가 자연농업연구소의 기본 훈련을 이수해야하고 반드시 자연농업 방법으로 딸기를 재배해야 하며 무농약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한국 내에서 3번째로 크다는 이 곳 딸기 단지의 대표격인 박상원씨는 약43세의 약관의 나이에 10년째 자연농업으로 딸기를 생산 해오며 이 농가들을 이끌고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64농가가 협동하기까지 어려운 일들도 많았지만 이제는 도매업자들이 현찰로 미리 대금을 선 지불하고 그 만큼의 제품을 받아가는 체제가 확립되었고 너무 중간 이윤을 많이 붙이는, 그래서 최종 소비자 가격이 비싸지도록 하는 도매업자들에게는 제품출하를 거절하는, 그야말로 배짱튀기며 장사하는 진기한 모습을 보며 모두들 도전 받았습니다.

이 64농가가 협동사업으로 운영하는 선별작업장은 그 시설과 규모면에서 손색이 없었고 그 청결함과 정결한 식품을 생산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장된 수십명의 직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는 광경은 특별히 70년대에 농과대학을 졸업한 저와 같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사실 저는 농과대학에 다니면서도 농업 이라는 글자를 생각할 때는 항상 제 머릿속에 지저분하고 냄새나며, 화학약품을 만지고 먹고 숨쉬면서 약품 중독에 그 후유증을 걱정해야 하는 가까이 할 수 없는 분야로 세뇌 되어왔었습니다. 결국 저는 미생물이나 공부하면서 농토에서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약품들이나 던져주고 빠져나오는 그런 연구원 정도까지만 생각하고 입학 했었기에 농과대학을 나왔지만 농업과는 전혀, 관심도 흥미도 없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이 얼마나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또 개인적으로 낭비인가요. 하지만 뒤늦게나마 자연농업을 알게 되면서부터 이 모든 것들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창조주께서 우리 인간들에게 잘 관리하라고 맡겨 주신 자연의 농업은 애시당초 화학 제초제나 살충제 살균제등이 없었습니다.


이번 자연농업 시범농가 탐방에서 느낀 공통점은 일반 관행농업 농가는 젊은이들이 떠나가고 나이 많은 농부들만이 남아 농가의 평균 연령이 거의 65세이상 (일본은 70세)인데 반하여 자연농업 실천 농가들은 그 연령층이 40대 50대로 젊다는 것이고, 이번 축산 전문연찬에 30대인 청년들도 다수 참석한 것으로 보아 젊은이들을 농촌으로 다시 불러들이며 도시와 농촌이 균형있는 발전을 이루는 데에는 자연농업으로의 회귀 밖에는 다른 대책이 없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저 자신, 내가 미국으로 돌아가면 제일 먼저 딸기 재배를 시작해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아울러 이렇게 대단하고 위대한 일들을 지난 50여년간 수 많은 위협과 질타 속에서 묵묵히 발전 계승시켜오신 조한규 원장님, 중국 정부는 이미 그를 인정하여 중국의 3대 대학이라는 인민대학교 농과대학원에 자연농업과를 신설, 초대 과장교수로 초빙을 하였고, 지난 해 9월 우의상을 수상했으며, 사단 급이상의 중국 인민해방군 부대 중심부에는 자연농업연구소를 설치할 정도로 아우성인 요즈음까지도 정작 자연농업의 종주국인 한국에서는 무었을 하고 있는지요..


불편하신 몸으로 이제까지의 연구자료들을 정리하시며 후진 양성에 전념할 수 있도록 10에이커 정도의 땅에 교육시설을 갖춘 곳을 마련해주는 것쯤은 대한민국으로써는 일도 아닐텐데 말입니다.


일찌기 조 한규 원장님을 택하셔서 하늘의 지혜를 허락하신 하나님, 이 마지막때에 한국 민족을 사용하시기 원하시는 하나님, 이를 연결 지어볼 때 한국인들의 손을 통하여 전 세계인들에게 창조의 섭리와 그 회복을 전파하기 원하시는 하나님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저 자신 35년전 저를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농생물학과 식물병리 전공(1974년 입학)을 택하게 하신 하나님의 거대한 계획을 느끼며 전율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제가 여기 있습니다. 사용하여 주옵소서....

감사합니다.

This article was published on Wednesday 11 March,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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