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오랫만에 여러분들께 자연농업 딸기협동 농장 이야기를 드립니다.
그 어느 분의 말 처럼, 농사란 자연이 짓는 것이고 사람은 그저 옆에서 자연을 거들기만 하면 되는 것이라 했는데, 딸기 하나 키우는 것도 정말 수 많은 변화 요소들이 존재함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결론 부터 말씀드리면, 자연농업으로 딸기를
1) 대량생산 하는 것이 목표라면 그 목표는 아직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2) 맛있고 크고 때깔이 좋으면서 대량생산 하는 것이 목표라면 아직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3) 맛있고 속이 꽉 찼으며 때깔이 좋게 생산하되 무비료, 무농약, 무제초제로 척박한 맨 땅에서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면 이는 성공적으로 달성했습니다.
처음 4월3일(금) 에 심었던 576본의 딸기들 중에서 연중 내내 열매가 열린다는 Quinault 품종 180본들에서는 그 중 약 120본들이 꽃이 피어있으며 열매들도 달려 있고 (이 품종은 사철 열리는 대신 알이 작음, 그러나 맛있음) 나머지 품종인 Chandler 396본들 중 약 100 본 정도가 꽃이 피고 열매들이 열렸었습니다.
가장 문제가 된 것들이 4월 18일(토)에 정식했던 약 1,080 본의 Chandler 딸기들 중 이 품종이 약속했던(?) 6월 말이 지났는데도 전혀 꽃이 필 기미를 안보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모든 이들을 실망 시키는 결과를 낳게 되었고 그로 말미암아 이 프로젝트를 총괄한 저 자신 그 원인을 찾기에 부심하느라 그 동안 여러분들께 보고서를 띄우는 일에 게을렀던 점을 용서하십시요.
6월이 지나도 대량의 딸기가 열리지 않음으로 인하여 여러 회원님들을 실망시켰고 그 책임을 지고 이제껏 혼자 묵묵히 딸기들을 관찰하며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영양액들도 뿌려 주곤 하였습니다. 참, 사실 혼자는 아니었지요 항상 종으로 사람들 앞에서 수치를 당치 않게 해주십사는 기도를 성령님께서 듣고 계셨을 테니까요....
애당초 이 자리를 얻을 때의 일들을 생각하며, 지난 50여년을 줄기차게 혼자 해오신 조 원장님을 생각해보며 (물론 그 분과는 비교도 안되는 저의 위치지만) 하나님께 적어도 그 이유만이라도 알 수 있게 해달라고 간구하였습니다.
꽃이 안피는 이유만 알아도 그것은 값진 성공의 열쇄가 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저희가 얻은 그린하우스는 전기와 물도 없는 곳이기에 매 4일 마다 적어도 6시간의 물주는 (수동식) 노력이 필요하며 많은 경우 시간이 없어 밤 10시경 부터 새벽 4시경까지 물을 주곤 하면서, 기적의 사과를 일구어 내기까지 9년을 지탱하며 급기야는 자살을 시도하려다 산에서 사과나무의 허상을 보고 그 묘책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일본의 어떤 분의 글도 생각나곤 했습니다.
어떤 분들의 지적 처럼 너무 늦게 딸기를 심었었기 때문이었을까요?
지난 5월, 한창 더워야할 시기에 약 3주간 춥기까지 했었던 날씨의 변화 때문이었을까요? 물을 제 때에 잘 줄 수 없어서 (주인이 운반해주는 물차가 제 때에 오지 못한 적이 많았기에..) 였을까요?
토양에 비료성분이 부족해서 였을까요?
헌데 갑자기 이해하지 못할, 놀라운 일이 생겼습니다. 4월18일(토) 에 정식했던 1,080 본의 딸기들 중 약 300본 정도가 지난 8월 초 꽃이 피기 시작하는 것 이었습니다. 너무나 반가왔지만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아직 아무런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태 입니다.
한 3-400 본 정도만 반짝 폈다가 끝날지, 아니면 결국 1,080본 전체로 번져서 꽃들이 만개하게 될지 아직 확실 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지요.
사실 저의 가장 큰 실수는 애초에 시작할 때 회원들에게 농사는 적어도 2년, 3년을 바라보고 시작해야한다는 사실을 인지 시키지 못했던 것입니다. 딸기의 경우도 3년생이며 적어도 내년 6월까지 보는 것을 목표로 느긋하게 마음 먹었었다면 실망 할 필요도 없었을텐데.... 짧은 지식과 일천한 경험으로 인하여 여러 회원들을 잘 못 인도 했던 것입니다.
여하튼 거의 9월달이 다 되어오는 요즈음 딸기 꽃들이 피고 열매들이 열리기 시작 합니다. 기도 많이 부탁드리고요....
딸기 회원으로 가입하셔서 회비를 내시고 또한 노력 봉사로 협력 하신 모든 분들의 수고와 그 투자들은 하나님께서 허락 하시는 한, 어떠한 형태로든 보상 받으시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어려운 가운데 여러 가지로 협조를 아끼지 않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댁 내와 하시는 모든 일들 위에 하나님의 평강이 함께 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참고로 지난 8월10일부터 12일까지 선한청지기교회에서 열렸던 자연농업 기본 강좌에 약 45명의 새로운 회원분들이 참석하셔서 그 열기를 더 했습니다. 훌륭한 시설과 저녁식사로 섬겨주신 선한청지기교회 담임 목사님과 선교부목사님, 그리고 열정이 넘치는 중직자님들께 이 서면을 빌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자연농업에서의 선한청지기교회 활약이 기대 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안기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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