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지메일 계정은 fishbone#### 으로 시작하고 저희 선교센타 와이파이 이름은
fishbonefamily, 가끔씩 온라인으로 글을 올릴 때 쓰는 닉네임도 fishbone입니다.
가끔씩 사람들이 묻습니다. 왜 하고많은 이름 중 '생선뼈다구' 냐구요.
물론 사연이 있지요.
20대 초반, 존재론적 문제로 한창 방황하던 시절, 한겨울에
지금은 인천 공항으로 바뀐 용유도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
온통 땅콩장사하시는 분들로(거기가 땅콩산지라) 가득한 관광 3호 여객선을 타고
도착한 을왕리해수욕장.
인적없는 그 겨울 바닷가에서 정말 아무것도 하지않고 3일동안
민박집에그냥 가만히 누워 있었지요.
수상스레 지켜보던 민박집 할머니가 보다 못해 끌고나와선
손에 쥐어주는 갈고리 받아들고
동네 아이들에 등 떠밀려 바닷가 갯바위로 석화 따러 가다가
겨울 햇살이 찬찬한 백사장에 아주 을씨년스럽게 누어있던
생선뼈 하나를 보게 되었습니다.
누가 의도적으로 발라낸 것처럼 가시하나 상한데 없이
머리와 꼬리까지 아주 완벽하게 보존된 그 놈이
들어왔다 나가기를 반복하는 파도 사이에서
묘한 눈길을 제게 보내더란 말입니다.
어딘가 푸른 바다를 힘차게 휘저으며 다녔을 물고기가
그렇게 던져져있는 모습이 이상하게 제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곧바로 짐싸가지고 학교로 돌아왔고 ...
한동안은 제 모든 사인은 생선뼈다귀 였습니다
그러다나이 먹어가며 서서히 그 기억은 잊혀지고...
그러다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어느날 오병이어의 기적에 대해 읽다가
눈이 번쩍했습니다.
'이에 거두니 보리떡 다섯개로 먹고 남은 조각이 열두 바구니에 찼더라'(요6:13)
그럼 생선 두마리는 ?
아무 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아니 아마 아무데도 쓰일데없는 뼈만 남았겠지요.
그랬습니다.
보리 떡은 남은 걸로 다시 더 많은 사람을 먹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습니다.
하나도 남김없이, 아낌없이 주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잃어버렸던 생선 뼈다귀를 다시 찾았습니다.
아무 것도 가진것없어서 줄것이 없지만
이 몸이라도 온전히 아낌없이 주고 가기를 원합니다.
비록 사람들의 발에 밟히고 차이더라도 기쁘게 주고가는
뼈다귀로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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